일체형 세탁건조기, 과연 좋을까? LG 오브제 워시콤보,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끊임없이 진화하는 가전제품 환경에서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세탁 루틴에 혁신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에 이어, 삼성 비스포크 AI콤보, 그리고 출시 예정인 LG 오브제 워시콤보까지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간과 공간 절약면에서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분명 혁신적이다. 세탁과 건조를 한큐에 할 수 있다니 시간 절약은 물론이고, 천장까지 꽉 차지 않는 여유 있는 공간을 상상하면 나도 당장 사고 싶어 진다. 하지만 직접 가서 보고 오니,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과연 정말 유용할지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나의 세탁 스타일은?
나는 세탁을 일주일에 한번 몰아서 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빨래 양도 많고 흰 빨래와 수건 등 모든 빨랫감이 뒤섞여있다. 그래서 같이 빨면 안 되는 빨랫감을 분리해서 1차 빨래를 돌리고, 1차 빨래를 건조기에 돌리는 동안 2차 빨래를 한다. 그리고 1차 세탁을 마치고 건조기에 넣기 전에 건조기에 돌리면 안 되는 옷감은 따로 분리를 한다. 이렇게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돌리면서 많은 양의 세탁을 처리한다. 나와 같은 빨래스타일은 굉장히 흔할거라 예상된다.
하지만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이런 과정 없이 한번에 세탁부터 건조까지 완료된다. 그러다 보니, 세탁에서 건조과정에 분리되어야 할 세탁물을(예를 들면 흰빨래나 수건, 속옷 등) 한꺼번에 돌리지 못하고, 처음부터 따로 돌려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예상된다. 즉, 분리세탁과 동시세탁이 어렵다.
또,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가 없다. 기계가 하나니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나처럼 한 번에 빨래를 처리하는 사람이라면 이건 꽤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매일 또는 이틀에 한번 정도 세탁을 한다면, 일체형으로 끝내는 세탁건조기가 편할 수도 있겠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그렇게 빨래를 자주 할까 싶기도 하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때, 만약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고른다면, 그나마 미니워시로 분리 세탁과 동시 세탁을 가능하게 한 LG의 세탁건조기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미니워시로 보완한 일체형 세탁건조기
미니워시는 LG에만 있는 제품으로, 현재 나는 미니워시를 굉장히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그래서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미니워시를 더한 것은 LG의 똑똑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미니워시와 일체형으로 나온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와 다르게, 현재 사전예약 중인 LG워시콤보는 옵션으로 미니워시를 추가할 수 있다.
워시콤보를 단독으로 사용하면 세탁물 투입구가 많이 낮은데, 아래 미니워시를 추가하면서 세탁물 투입구의 위치도 어느 정도 올라와서 사용성이 더 좋아지는 듯하다. 삼성 비스포크 AI콤보는 실제로 보면 빨래 투입구가 상당히 낮다. 그래서 세탁물을 넣을때마다 꺼낼 때마다 매번 무릎이나 허리를 굽혀야 한다. 미니워시를 추가할 수 없는 삼성 제품은 하단에 별도의 스탠드를 추가해서 높이를 임의로 높일 수 있다고는 하더라.
애매해진 높이와 세탁건조용량
그렇게 또 미니워시나 별도 스탠드를 추가해서 세탁건조기를 높이고 나면, 막상 워시타워의 높이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워시타워 높이는 약 190cm,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높이는 약 140cm(LG 워시콤보 기준)으로 결과적으로 50cm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또,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실물을 보면 세탁통의 사이즈가 생각보다 작다. 두 기계가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는 용량을 적용하다보니 그런것 같긴 한데. 워시콤보의 용량이 세탁 25kg/건조 15kg인데 비해, 워시타워의 건조 용량은 7kg(세탁 25kg/건조 22kg)나 더 크다. 무조건 용량이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현재 나의 세탁 스타일을 두고 생각해 보면 '읭? 그럼 뭐 하러 하나로 합친걸 사지? 워시타워도 좋은데?'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워시타워가 있다는 걸 잊지 마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분명 시간과 공간절약적인 부분에서 탁월하다. 세탁에서 건조까지 버튼 하나로 완성된다는 건 굉장히 매력적이기도 하고. 그런데 나의 세탁 스타일과 편의성에 대해서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워시콤보보다 워시타워가 더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세탁과 건조 과정에 한 번쯤 내가 개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정도라고 생각했을 때는 그렇게 번거로운 과정은 아닐 것이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사용하면 세탁 사이클이나 스타일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일체형 올인원 세탁기를 알아보던 나는 기존 워시타워에 좀 더 눈길이 간다. 올인원 세탁기의 비싼 가격에 비해, 워시타워의 가격은 훨씬 저렴하기까지 하다. 여러가지를 고려했을때, 올인원 세탁기의 엄청난 비용에 비해, 과연 얼마나 가치있는 선택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어쨌든...
삼성의 일체형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AI콤보는 광고를 정말 잘 만들었다. 반면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광고는 글쎄, 고급스러운 건 알겠는데, 약간 뜬구름 잡는 광고 같다. 결론적으로 제품만 두고 비교했을 때, 삼성에 비해 LG제품이 더 낫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늘 생각하지만, LG는 삼성에 비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마케팅을 너무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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